대처의 동성애 혐오 정책, 예리하게 베다
작가이자 감독인 조지아 오클리의 데뷔작 ‘블루 진’은 마거릿대처 총리의 동성애 혐오정책인 ‘섹션 28’을 배경으로 자신의 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영국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오클리 감독은 80년대 후반 게이 커뮤니티가 겪었던 격변기를 통해 동성애자에 대한 비민주적 탄압과 억압을 되돌아본다. 영화는 최근 이혼한 체육교사 진(로지 맥웬)이 그녀의 짧은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진은 레즈비언 바에서 술과 당구를 즐기며 비브(케리스 헤이즈)와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레즈비언들이 모이는 소란스러운 장소에서는 활기에 차 있지만 일상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며 사회와 분리된 삶을 살아간다. 진은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학생 로이스와 레즈비언 바에서 맞닥뜨린다. 둘은 서로를 모른 척하지만 이후의 일에 대해 걱정이 쌓여간다. 자신의 성에 대하여 숨김이 없는 비브는 진과 로이스의 관계에 질투를 느낀다. 그녀는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섹션 28에 맞서 투쟁할 것을 선언하며 진의 동참을 요구한다. 진은 커리어와 경제적 문제로 인하여 선뜻 애인의 뜻에 동참하지 못한다. ‘블루 진’은 동성애 혐오가 만연해 있던 시대, 동성애를 ‘변태 행위’로 표현하는 소리들이 뉴스와 탈의실에서 일상적으로 들려오던 시대에, 궁극적으로 나와 사회, 그리고 나와 동료들 사이에서 나의 성 정체성의 문제로 야기되는 갈등과 수용에 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그리고 80년대 후반 악명높았던 섹션 28을 들추어내 대처 정부의 비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혐오정책에 예리한 비판을 가한다. 그리고 부끄럽고 표적이 된 느낌으로 살아야 했던 당시 레즈비언들의 심리와 각자의 캐릭터에 관하여 세밀히 탐구한다. 영화는 드물게 양성애자를 혐오하는 동성애자들의 심리 묘사에도 다가간다. 맥웬과 헤이즈의 뛰어난 연기가 영화를 끌고 간다. 그들은 동성애자의 사생활과 인권 사이에서 고민하는 두 대립된 주인공의 자아의 문제들을 꽤나 냉소적으로 표현한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블루